공포소설31 리모콘, 통제욕구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희철은 싱글남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혼남이다. 이혼한 지 3년이 되었고 지금은 원룸에서 강아지 포리와 함께 지낸다. 근근이 주식 투자를 통해 밥벌이를 하지만, 영 신통치 않았다. 사실, 이혼의 주원인도 별 볼일 없는 그의 수입 때문이었다. ‘뭐야, 이거? 리모컨이 망가졌네?’ 즐겨보는 프리미어 축구중계를 보려는데 웬일인지 리모컨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배터리를 갈아 끼워도 소용이 없었다. ‘젠장.’ 그는 밖으로 나와 동네를 어슬렁거렸다. 리모컨을 수리하거나 새로 사려는 생각에서였지만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열려있는 가게는 없었다. ‘어휴, 오늘은 그냥 자야 될 팔자인가 보다.’ 불 꺼진 가게를 보고 그냥 돌아가려는데 건.. 2021. 3. 15. 가사 도우미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변두리인 동네가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자, 사람들은 떼 지어 집을 팔고 동네를 떠났다. 거주민에게는 새로 짓는 아파트의 입주권이 주어졌지만 실제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녀도 동네를 떠나야하지만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한데다 10년 전 서울에 올라오면서 줄곧 살았던 동네라 아쉬움도 컸다. 가깝게 지내던 이웃들이 모두 떠나자 그녀의 집은 고립되었고 동네는 순식간에 슬럼화 되었다. 그녀 또한 집을 알아보는 중이지만 부족한 자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집은 많지 않았다. ‘겨울이 오기 전에는 꼭 집을 구해야지.’ 그녀는 야근을 마치고 지하철 막차에서 내리며 휑한 마을의 모습을 아련히 바라보았다. ‘오늘은 .. 2021. 3. 14. 낯선 물건이 내 손에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경은 평범한 가정주부이다. 본인의 이름보다는 준우 맘이라는 호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준우는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된 그녀의 아들이다. 오늘도 미경은 남편과 준우의 저녁거리 준비를 위해 동네 대형마트에 갔다. ‘뭐 할인하는 거 없나?’ 간단한 찬거리를 사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던 그녀의 눈에, 평소부터 사고 싶었던 청소기가 들어왔다. 마침 50퍼센트, 할인 중이었다. ‘한 번 질러? 남편 월급날이 25일이니까, 음...’ 그녀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청소기를 사기로 결심했다. “3개월 무이자 되죠?” 1년 넘게 눈독만 들이던 무선청소기를 드디어 손에 넣으니 그녀는 날아갈 듯 기뻤다. 집에 오자마자 상자에서 청소.. 2021. 3. 13. 타투 소리나는 책방믜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희미한 조명에 담배 연기가 부유하는 지하실, 남자가 침대에 묶여 있고 팔과 목에 타투를 한 여자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도대체 나한테 왜 이래?” 남자의 물음에 여자는 대답대신 담배 연기를 그의 얼굴에 후우, 하고 불어댔다. “뭐가 그렇게 급해? 이제 쇼 타임 시작인데, 호호호.” *** 하루 전, 조명우는 새로 사귄 어린 여자친구와 데이트 중이었다. “오빠, 나 가 보고 싶은 데가 있는데요.” “그래? 우리 지수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가지. 어디야? 가고 싶은 데가.” 남자는 자신의 스포츠카 옆자리에 탄 20대의 앳된 여자를 돌아보며 호기롭게 말했다. 마침 자동차는 신호대기에 걸린 상태였다. “바다요” “바다? .. 2021. 3. 12. 이전 1 ···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