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소설5 한밤의 벨소리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남편은 팀장이란 남자를 자주 집에 데려오곤 했다. 처음에는 늦은 밤의 갑작스런 방문에다 늘 떡 벌어진 술상을 요구하는 남편이 얄밉게 느껴졌다. ‘눈치 없이 이 밤에 남의 집에 따라 온 사람은 또 뭐야.’ 마치 못해 술상을 차리며 한껏 냉랭한 분위기를 풍기는 연주에게 팀장 준혁은 겸연쩍은 얼굴로 미안함을 표했다. ‘하도 아내분 음식 솜씨 자랑을 하면서 붙잡아서, 이렇게 결례를 하게 됐습니다.’ 훤칠한 외모에다 매너까지 좋은 준혁은 뽀로통했던 연주의 기분을 곧잘 풀어주었다. ‘그래, 이것도 내조라고 생각하자.’ 일주일에도 몇 번씩 그와 저녁을 함께하자 어느 때부턴가 연주도 그가 편해지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껏 차린.. 2021. 7. 12. 기묘한 취미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는 다리를 좋아합니다. 건너는 다리 말고 사람의 다리 말입니다. 그렇다고 젊은 여자의 다리를 탐하는 변태로 보진 마세요. 난 아기 다리부터 노인의 다리까지 모든 다리를 사랑하니까요. 굴곡진 선을 그리며 뻗어 내린 다리가 좌우 대칭을 맞추며 몸을 지탱해 걸어가는 것을 보면 이상하게도 마음이 편해집니다. 사실 제가 언제부터 다리를 좋아하게 됐는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네 살 때인가, 다섯 살 때인가, 기억은 가물거리지만 어머니의 포근한 다리에 누워 잠들었던 기억 때문일까요? 아니면 스무 살에 처음 사귄 여자친구의 길고 날씬한 다리 때문일까요? 어머니는 내가 일곱 살 때 집을 나갔고 처음 사귄 여자친구는 제 절친과 눈이 .. 2021. 6. 6. 재벌가의 요리사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현은 잘 나가는 셰프다. 방송에도 자주 나오고 본인이 경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도 잘 나간다. 미국을 거쳐 프랑스까지 요리 유학을 다녀온 그였기에 실력도 좋았고 나이에 비해 경험도 많았다. 특히 그의 매끈한 외모는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러다보니 소위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주 연락이 왔다. 개인 행사에서 요리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정현은 웬만큼 거액을 제시하는 곳이 아니면 대부분 거절을 했다. ‘시간이 돈이란 말이야. 나 같은 사람한테는.’ 정현은 오늘도 한 여자에게 전화를 받았다. 고지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자는 다짜고짜 자신의 집으로 와서 요리를 해 달라고 했다. “제가 스케줄이 꽉 차.. 2021. 5. 23. 신약의 비밀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민은 병실 앞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똑똑, 문을 두드렸다. 앞으로 담당하게 될 환자와의 첫 대면이 설레면서도 긴장되었다. 간호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학과 교수의 추천으로 대형 종합병원에 들어온 지 한 달, 그녀는 짧은 수습과정을 거쳐 특수병동으로 배치되었다. 특채로 들어온 것에 대해 주변에선 의심과 시기의 눈빛을 보내기도 했지만 경민은 신경 쓰지 않았다. 학부시절 한눈 한 번 팔지 않고 공부에 전념한 본인의 노력이 약간의 운을 불러왔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전 유미에요. 간호사 선생님 예뻐서 엄청 좋아요.” 국내 유일의 희귀유전병 환자인 8살 유미는 우려와 달리 활기찬 모습으로 경민을 대했다. 아이들은 .. 2021. 5. 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