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32 위험한 심부름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부모님 집에 얹혀 지내는 그는 오늘 밤도 드라이브에 나섰다. 부모님이 듣기 싫은 소리를 할 때마다 잔소리를 피해 집을 나와 하는 그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이었다. “에이 씨, 왜 이렇게 안 가!” 그는 조금이라도 앞 차가 느리게 간다 싶으면 경적을 울려대며 앞지르기, 칼치기 등을 밥 먹듯이 했고 그러다 시비가 붙으면 트렁크에 늘 구비하고 다니는 야구방망이로 상대를 위협하곤 했다. 오늘밤도 그의 일상은 다르지 않았다. ‘빌어먹을 자식이, 감히 나를 추월해?’ 그는 자신을 앞서 휑하니 달려 나간 검은색 경차를 뒤쫓았다. “어? 이 놈 봐라, 제법인데? 하지만 나한테는 안 되지!” 그는 자신이 모는 구형 .. 2021. 3. 16. 리모콘, 통제욕구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희철은 싱글남이다. 정확히 말하면 이혼남이다. 이혼한 지 3년이 되었고 지금은 원룸에서 강아지 포리와 함께 지낸다. 근근이 주식 투자를 통해 밥벌이를 하지만, 영 신통치 않았다. 사실, 이혼의 주원인도 별 볼일 없는 그의 수입 때문이었다. ‘뭐야, 이거? 리모컨이 망가졌네?’ 즐겨보는 프리미어 축구중계를 보려는데 웬일인지 리모컨이 말을 듣지 않았다. 배터리를 갈아 끼워도 소용이 없었다. ‘젠장.’ 그는 밖으로 나와 동네를 어슬렁거렸다. 리모컨을 수리하거나 새로 사려는 생각에서였지만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열려있는 가게는 없었다. ‘어휴, 오늘은 그냥 자야 될 팔자인가 보다.’ 불 꺼진 가게를 보고 그냥 돌아가려는데 건.. 2021. 3. 15. 가사 도우미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서울 변두리인 동네가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되자, 사람들은 떼 지어 집을 팔고 동네를 떠났다. 거주민에게는 새로 짓는 아파트의 입주권이 주어졌지만 실제로 아파트를 살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녀도 동네를 떠나야하지만 아직 집을 구하지 못한데다 10년 전 서울에 올라오면서 줄곧 살았던 동네라 아쉬움도 컸다. 가깝게 지내던 이웃들이 모두 떠나자 그녀의 집은 고립되었고 동네는 순식간에 슬럼화 되었다. 그녀 또한 집을 알아보는 중이지만 부족한 자금으로 들어갈 수 있는 집은 많지 않았다. ‘겨울이 오기 전에는 꼭 집을 구해야지.’ 그녀는 야근을 마치고 지하철 막차에서 내리며 휑한 마을의 모습을 아련히 바라보았다. ‘오늘은 .. 2021. 3. 14. 낯선 물건이 내 손에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경은 평범한 가정주부이다. 본인의 이름보다는 준우 맘이라는 호칭으로 더 많이 불린다. 준우는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된 그녀의 아들이다. 오늘도 미경은 남편과 준우의 저녁거리 준비를 위해 동네 대형마트에 갔다. ‘뭐 할인하는 거 없나?’ 간단한 찬거리를 사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던 그녀의 눈에, 평소부터 사고 싶었던 청소기가 들어왔다. 마침 50퍼센트, 할인 중이었다. ‘한 번 질러? 남편 월급날이 25일이니까, 음...’ 그녀는 크게 심호흡을 한 번 하고는 청소기를 사기로 결심했다. “3개월 무이자 되죠?” 1년 넘게 눈독만 들이던 무선청소기를 드디어 손에 넣으니 그녀는 날아갈 듯 기뻤다. 집에 오자마자 상자에서 청소.. 2021. 3. 13. 이전 1 ··· 3 4 5 6 7 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