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37 트럭커와 여자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형 트럭 운전이라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속도로 끝 차선에서 일정한 속도로 달려야 하니 지루하기 그지없는 고된 일이다. 그 날도 자꾸만 쏟아지는 하품에 그는 휴게소에 들렀다. ‘요즘에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데…’ 줄여야지 하면서도 그는 어느새 커피를 손에 들고 있었다. ‘어쩔 수 없네, 습관이 무섭구나.’ 찬바람을 맞으며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니 그제야 정신이 개운해 졌다. ‘서둘러야겠다, 이러다가 늦겠어.’ 저녁 9시까지 물건을 전달해야 하는데 벌써 뉘엿뉘엿 해가 저물었다. “주말이라 차가 밀릴 텐데…” 그는 근심을 하며 잰걸음으로 트럭을 향해 다가갔다. 그가 막 트럭에 올라타려.. 2021. 5. 17. 부적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와 두 딸이 있다. 더없이 행복한 가족이지만 최근 들어 문제가 생겼다. 그가 운영하던 호프집이 급격한 매출저하로 문을 닫게 된 것이다. ‘어떻게든 되겠지.’ 호프집을 정리하고 받은 보증금으로 여기저기 진 빚을 갚고 나니 손에 남는 것은 5천도 안 되었다. 다른 장사를 다시 시작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 동안 상가 보증금도 월세도 너무 많이 올라 포장마차를 차리기도 힘든 상황이었다. 실의에 빠진 그가 친구를 불러내 술을 마시던 중, 그는 친구로부터 솔깃한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정석아, 미친척하고 여기 한 번 찾아가 봐.” “거기가 어딘데?” 친구 무영이 건넨 명함에는 천명 보살이라고 적혀 있었.. 2021. 5. 2. 길을 잃다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내 이름은 영지, 올해 열 살입니다. 다소 촌스러운 이름을 지어준 엄마와 작은 아파트에서 단둘이 삽니다. 엄마와 외할머니 말에 의하면 아빠는 해외 출장 중입니다. 내가 다섯 살 때 출장을 갔으니까 벌써 5년이나 되었네요. 가끔 이메일 편지가 오긴 하는데 글씨체가 드러나지 않으니 아빠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게다가 나는 열 살,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아이가 아닙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영상통화 한 번도 않고 5년 넘게 출장 중이라니 분명 뻔한 거짓말일 테지요. 아무래도 엄마와 아빠는 이혼한 것 같습니다.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엄마와 저를 버리고 외국으로 갔을지도 모를 일이예요. 아무튼 저는 이혼녀 또는 싱글맘의 하나뿐인 .. 2021. 4. 24. 제사 음식은 먹지 마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날, 지하도에 내려가지 않았어야 했다. 술에 취해 지하도에 내려갔어도 그 이상한 노인과 말을 섞지 말았어야 했다. “올 한 해 동안, 절대 제사음식은 먹지 마! 안 그러면 큰 화가 생길거야.” 술김에 재미 삼아 사주팔자를 보는 할아버지 앞에 앉자마자 노인은 그에게 호령하듯 말했다. “에이 설마요.” “설마가 사람 잡는 거 몰라? 설마 하다가 훅 가는 수가 있어. 명심해! 괜히 날 원망하지 말고!” 당시 그는 그 얘기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기분이 찜찜해졌다. 큰 댁 제사에는 안 가면 그만이지만 장례식이 문제였다. 누군가 안 죽길 바라는 수밖에 없지만 세상사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2021. 4. 22. 이전 1 2 3 4 5 6 ···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