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리나는책방20

딸꾹질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인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얼마 전부터 통 딸꾹질이 멈추지 않는다. 딸꾹질을 자주 하는 편이기는 해도 이번처럼 일주일 이상 지속된 적은 처음이었다. “물 좀 마셔보라니까.” 회사 사람들은 그를 볼 때 마다 같은 말을 반복했다. 별거 중인 아내도 이혼 소송 문제로 전화를 하고는 계속된 딸꾹질로 대화가 안 되자 짜증을 내며 같은 말을 했다. “물이라면 충분히 마셨다고! 알지도 못하면서 잔소리야, 딸꾹.” ‘빌어먹을 여편네 같으니라고, 어린놈하고 바람나서는 이혼, 이혼 노래를 부르네.’ 그는 딸꾹질을 멈추기 위해 항간에 떠도는 민간요법은 모두 해보았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급기야 사장님이 참석하는 회의시간에도 그의 딸꾹질은 문제가 되었다. 회사.. 2021. 5. 30.
재벌가의 요리사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현은 잘 나가는 셰프다. 방송에도 자주 나오고 본인이 경영하는 프렌치 레스토랑도 잘 나간다. 미국을 거쳐 프랑스까지 요리 유학을 다녀온 그였기에 실력도 좋았고 나이에 비해 경험도 많았다. 특히 그의 매끈한 외모는 대중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러다보니 소위 돈과 권력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주 연락이 왔다. 개인 행사에서 요리를 해 달라는 것이었다. 그때마다 정현은 웬만큼 거액을 제시하는 곳이 아니면 대부분 거절을 했다. ‘시간이 돈이란 말이야. 나 같은 사람한테는.’ 정현은 오늘도 한 여자에게 전화를 받았다. 고지은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여자는 다짜고짜 자신의 집으로 와서 요리를 해 달라고 했다. “제가 스케줄이 꽉 차.. 2021. 5. 23.
트럭커와 여자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대형 트럭 운전이라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속도로 끝 차선에서 일정한 속도로 달려야 하니 지루하기 그지없는 고된 일이다. 그 날도 자꾸만 쏟아지는 하품에 그는 휴게소에 들렀다. ‘요즘에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시는데…’ 줄여야지 하면서도 그는 어느새 커피를 손에 들고 있었다. ‘어쩔 수 없네, 습관이 무섭구나.’ 찬바람을 맞으며 담배를 피우고 커피를 마시니 그제야 정신이 개운해 졌다. ‘서둘러야겠다, 이러다가 늦겠어.’ 저녁 9시까지 물건을 전달해야 하는데 벌써 뉘엿뉘엿 해가 저물었다. “주말이라 차가 밀릴 텐데…” 그는 근심을 하며 잰걸음으로 트럭을 향해 다가갔다. 그가 막 트럭에 올라타려.. 2021. 5. 17.
신약의 비밀 소리나는 책방의 모든 작품은 창작입니다. 저작권 침해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경민은 병실 앞에서 잠시 호흡을 가다듬고 똑똑, 문을 두드렸다. 앞으로 담당하게 될 환자와의 첫 대면이 설레면서도 긴장되었다. 간호대학을 졸업하자마자 학과 교수의 추천으로 대형 종합병원에 들어온 지 한 달, 그녀는 짧은 수습과정을 거쳐 특수병동으로 배치되었다. 특채로 들어온 것에 대해 주변에선 의심과 시기의 눈빛을 보내기도 했지만 경민은 신경 쓰지 않았다. 학부시절 한눈 한 번 팔지 않고 공부에 전념한 본인의 노력이 약간의 운을 불러왔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안녕하세요? 전 유미에요. 간호사 선생님 예뻐서 엄청 좋아요.” 국내 유일의 희귀유전병 환자인 8살 유미는 우려와 달리 활기찬 모습으로 경민을 대했다. 아이들은 .. 2021. 5. 9.